종합
조선일보
2026-04-03T21:00:00
[오늘의 와인] 베수비오의 시간을 잉크로 담다... 오뇨스트로 화이트
원문 보기1909년, 독일의 과학자 프리츠 하버는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해 화학 비료를 대량 생산하는 혁신적인 공법을 고안해 냈다. 이는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그 공로로 1918년 하버에게는 노벨 화학상이 수여됐다. 이후 수십 년간 화학 비료와 농약은 전 세계 농업의 표준이자 현대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와인 산업 역시 이 거대한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포도밭에는 수확량을 비약적으로 높이기 위한 화학 비료가 뿌려졌고, 곰팡이와 진딧물 등 병충해를 저렴하고 확실하게 막기 위해 농약이 도입됐다. 인위적인 통제를 통해 와인 생산자들은 매년 일정한 수확량과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대가로 포도나무가 뿌리 내린 지역의 개성과 해마다 다른 빈티지의 특성은 점차 희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