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7-05T15:41:00
[일사일언] 손끝에는 어떤 기억들이 남을까
원문 보기오락실을 좋아하던 내게 50원 동전 하나는 게임 한 판을 의미했다. 빈병을 팔아 모은 50원짜리 몇 개를 손에 꼭 쥐고 오락실에 달려가 동전을 넣던 순간의 설렘은 손끝을 떠나 또르르 굴러가는 촉각을 통해 기억된다.화면이 열린 뒤의 기억도 손끝에 남아 있다. 스틱의 적당한 저항감, 기계마다 다르던 버튼 스프링의 튕겨지는 느낌…. 격투 게임을 잡고 ‘장풍’을 쏠라 치면 레버를 돌리며 적당한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는 기술을 숙달해야 했다. 손에 익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지만 한 번 몸에 밴 그 동작은 좀처럼 잊히지 않았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누군가 옛날 게임 이야기를 꺼내면, 나는 그때 쓰던 레버와 버튼 동작을 머리보다 손끝으로 먼저 기억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