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D A 비위에 방산업계 직격탄…한화까지 제재 땐 무기사업 차질 우려
원문 보기[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국내 방산업계가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 A) 임직원의 방위사업청 직원 뇌물 제공 의혹으로 상당한 파장을 맞게 됐다. 수사 결과에 따라 LIG D A가 일정 기간 방산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기존 사업의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특히 주요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까지 중대재해와 관련해 입찰참가자격 제한 대상이 될 경우, 양사가 경쟁하는 일부 방산사업에서 동시다발적인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용철 방사청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LIG D A 비위 사건과 관련해 2015년 실무급 직원의 뇌물수수 사건 이후 11년 만에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대단히 죄송하다 며 재임하던 기간에 발생한 일은 아니지만 기관장으로서 무한 책임감을 느낀다 고 말했다.앞서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지난달 28일 방사청 기반전력사업 전력화지원관리팀 소속 직원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A씨는 2021~2023년 장보고-Ⅱ(KSS-Ⅱ) 잠수함 링크-22 체계개발 사업 등 주요 무기개발 사업 입찰 과정에서 LIG D A 임직원들로부터 4억6000만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금품을 받은 뒤 사업 관련 기밀을 넘기거나 제안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업체에 유리하게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LIG D A 관계자도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방사청은 검찰 압수수색 대상이 된 LIG D A 관련 14개 사업을 자체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4개 사업의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고, 이 가운데 3개 사업을 LIG D A가 수주한 사실을 확인했다.방사청 관계자는 직원 한 명이 높은 점수를 줬다는 이유만으로 당락이 결정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면서도 최종 점수 차이와 해당 직원이 부여한 점수의 편차 등을 따져보면 3개 사업은 범죄행위와 수주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개연성이 있다 고 설명했다.다만 방사청은 아직 검찰로부터 공소장과 범죄일람표를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확인된 사실을 토대로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LIG D A에 대한 제재 수위는 뇌물을 제공한 관계자의 법적 지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업체 대표나 임원이 청렴서약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방위사업법에 따라 6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방사청은 현재까지 확인된 금품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약 2년의 입찰참가 제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입찰참가 제한을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없다.반면 뇌물 공여자가 법률상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으로 확인될 경우 국가계약법을 적용할 수 있다. 국가계약법 역시 입찰참가 제한을 원칙으로 하지만, 해당 업체의 참여를 배제할 경우 유효한 경쟁이 성립하지 않거나 국가에 큰 손실이 예상되면 과징금으로 제재를 대신할 수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입찰참가 제한을 원칙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며 다만 국가계약법이 적용되는 경우 입찰참가 제한을 할지 과징금으로 갈지는 현시점에서 판단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문제는 주요 경쟁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지난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숨졌다. 사고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들이 기소될 경우 국가계약법상 입찰참가자격 제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유도무기 등 상당수 방산사업에서 경쟁하는 LIG D A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모두 입찰참가 제한을 받게 되면 국내 무기 조달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방사청 관계자는 둘 모두 입찰참가 제한 상태가 되면 누구와도 수의계약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며 둘 모두 과징금으로 갈지, 하나만 과징금으로 할지, 아니면 일정 기간 국외구매를 하거나 사업을 미룰지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고 말했다.이어 어느 한 업체에만 과징금을 적용하면 특혜를 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문제도 있다 며 아직 기본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정책적인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덧붙였다.이미 LIG D A가 수주해 진행 중인 사업도 범죄행위와의 연관성이 확인될 경우 계약 해제·해지 대상이 될 수 있다. 계약이행보증금을 국고에 귀속하고 이미 지급된 사업비를 회수한 뒤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는 방식이다.다만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전력화 일정이 수년간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 방사청의 고민이다.방사청 관계자는 사업 초기라면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지만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 국가적으로 전력화 시기를 몇 년 뒤로 미루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며 사업별 진행 상황과 범죄 연관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고 말했다.방사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안서 평가 방식도 개선했다.기존에는 내부 직원 가운데 평가위원 참여 희망자를 중심으로 후보군을 구성했지만, 올해부터는 희망 여부와 관계없이 후보군에서 5배수를 무작위로 추출한 뒤 방사청장이 다시 무작위로 평가위원과 예비위원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이 청장은 이번 사건이 방사청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수사의 흐름상 우리 직원 가운데 구속된 직원 한 명밖에 없는 상태이고 다른 직원의 관여가 밝혀진 것은 없어 개인 일탈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그러면서도 개인 일탈이라고 해서 방사청의 책임이 가벼운 것은 아니다 며 당연히 관리를 잘했어야 했고, 시스템적으로 이런 일이 가능하지 않도록 사전조치를 하는 게 옳았다 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계기에 틈을 철저하게 틀어막는 노력을 하겠다 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