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일보
2026-06-02T15:41:00
[일사일언] “제가 I라서요”
원문 보기15년 전,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내향적인 성격은 극복해야 하는 문제였다. 이른바 ‘인싸(인사이더)’들의 세계가 정상적인 세계였다. 인싸가 아닌 개인은 소심하고 사회성이 없는 무언가 결여된 존재로 여겨졌다. 우리 내향인들은 학창 시절부터 생활기록부에 적힌 ‘자신감이 부족함’ ‘소심함’ 따위의 말로 평가받기 일쑤였고, 사소한 것에 상처받거나 위축되는 자신을 탓하기 급급했다. 대학은 지금까지의 내 모습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무궁무진한 공간이었다. 새 사람들을 만나며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 그래서 “이 참에 성격을 바꾼다”는 목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단체 술자리에서 괜히 더 시끄럽게 놀고, 혼자 밥 먹는 게 편하면서 굳이 선배에게 밥을 사달라고 조르며, 약속 시간까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마음 졸이던 내향인들의 고충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인싸가 되려는 아싸(아웃사이더)들의 노력은 대체로 실패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었으니 고장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