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시스 2026-03-28T21:05:00

공무원 절반 "조직이 곧 나"…기성-MZ간 인식 차이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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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공무원의 절반 가량은 자신과 조직을 하나로 여기는 이른바 조직 동일시 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기성 세대가 그동안 헌신 이라는 명분으로 당연하게 여겨온 과도한 일체감에 대해 MZ 세대의 거부감 등 세대 간 인식차도 드러났다.29일 한국행정연구원이 발간한 공익을 위한다는 착각 : 공공부문 조직 동일시의 인지적 왜곡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 부문의 조직 동일시 에 대한 인식은 전체의 절반 안팎을 차지했다.이번 조사는 공공부문 1012명, 민간부문 1008명 등 총 20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024년 한국의 공사조직 비교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이 중 공공 부문의 조직 동일시와 관련한 주요 설문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우리 기관을 비난하는 것을 들으면 나를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는 응답은 48.4%이었다.조직 동일시는 구성원이 자신을 조직과 분리하지 않고, 조직의 정체성을 곧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면서 형성되는 심리적 일체감을 의미한다.또 우리 기관이 잘 되는 것이 내가 잘 되는 길이다 48.2%, 사람들이 우리 기관을 칭찬하는 것을 들으면 내가 칭찬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51.0%이었다. 특히 기관을 비판하는 뉴스가 나오면 내가 창피하게 느껴진다 는 68.4%를 차지했다.그러나 이러한 조직 동일시에 대한 인식은 세대 간 격차를 나타냈다.기성 세대인 베이비부머(1960~1964년생)는 5점 만점(매우 동의)에 4.3점, X세대(1965~1980년생)는 3.6점이었다. 반면 M세대(1981~1995년생)는 3.1점이었고, Z세대(1996~2004년생)는 3.2점에 그쳤다.보고서는 공공 부문의 세대 간 차이는 단순한 소속감 저하가 아니다 라며 기성 세대가 당연하게 여겨온 조직에 대한 과도한 일체감을 젊은 세대 공무원들이 거부하는 가치관의 충돌 을 보여주는 결과 라고 설명했다.특히 공공 부문의 갈등은 과도한 조직 동일시에 대한 반발에서 기인했을 수 있다 며 최근 공공 부문에서 직무 만족도가 낮아지고, 이직 의도가 증가하는 경향은 이러한 가치관 충돌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고 분석했다.이러한 세대 간 인식 차이는 공공 봉사 동기 에서도 나타났다.공공 봉사 동기에 대한 인식 수준은 대체로 공공 부문이 민간 부문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는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 는 응답은 공공이 50.1%로, 민간(34.5%)을 크게 웃돌았다.하지만 세대별로 보면 공공 부문의 베이비부머와 X세대는 5점 만점에 각각 4.0점, 3.5점인 반면 M세대와 Z세대는 각각 2.9점, 3.2점에 불과했다.보고서는 이는 과거 공직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던 공익을 향한 헌신이라는 전통적 가치가 현 세대로 넘어오면서 급격히 약화되고 파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 분석했다.더 큰 문제는 공무원들의 조직을 향한 과도한 일체감이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청렴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실제 조직을 위해 개인의 윤리적 기준을 위반하는 행위인 비윤리적 친조직 행동 은 공공 부문에서 젊은 세대일수록 높은 경향을 나타냈는데, 이는 공직 윤리의 위기 신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과도한 조직 정체성을 자극해 조직을 위한 일이 곧 공익 이라는 착각을 낳을 때 비윤리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란 얘기다.연구원은 공직 사회의 활력을 높이고 건강한 가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낡은 조직 동일시 프레임을 해체하는 등 다각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며 공직자로서의 올바른 판단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